양국 정상회담, 천안함 사건 등 현안 논의..."러, WTO 가입 9월까지 완료"

[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마친 뒤 '햄버거 점심' 회동을 갖는 파격행보를 선보였다.

두 정상은 이날 워싱턴 D.C.의 포토맥 강변에 위치한 버지니아주 알링턴 소재 '레이스 헬 버거' 가게를 찾아 햄버거와 콜라로 점심을 대신했다.

이 햄버거 가게는 오바마 대통령이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한 번 방문했던 곳으로 와이셔츠 차림의 두 정상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자 손님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리기도 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햄버거 점심 회동 사실을 소개하면서 "아주 재미있고 전형적인 미국식 가게를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방문했다"고 운을 뗀 뒤 "(패스트푸드라서) 아마 건강에는 좋지 않겠지만 햄버거 맛은 좋았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에 따른 대북 제재 문제가 양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됐음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러 양국은 핵비확산조약(NPT) 준수를 통해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함께 강화해왔으며,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국가들은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우리는 국제사회의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통과시켰고, 또 지금 새로운 유엔 대북제재를 추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우리는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상황과 이란 핵문제, 중동 위기, 키르기스탄 문제를 비롯한 중요한 세계 현안들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두 정상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오는 9월까지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성사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상을 서두르기로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의 WTO 가입은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다른 나라의 이해에도 부합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협상이 90∼95% 진척됐고 나머지 5∼10% 정도의 이슈가 견해차로 해결되지 못한 상태이지만 올 가을까지 미해결 이슈들을 해소하도록 협상대표들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WTO 가입은 러시아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9월말까지 문제를 마무리짓도록 하기로 오바마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올 연말까지 WTO 가입을 목표로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협상을 해왔으며,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태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와 관련해 "환율유연성 확대 조치는 긍정적이지만 이 조치가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할 정도로 충분한 것인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정책변화가 일어나는지 검증하고 계속해서 모니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깨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 교체됐지만 미국의 아프간 전략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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